신의현은 한국화 장르 중 하나인 책가도를 재해석 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책가도는 책이나 먹과 같은 문구류를 통해 자신의 학문과 배움을 드러낸다. 이에 반해 신의현은 자신이 현재 좋아하고 관심 있는 기물을 그려, 작업에 그의 시기별 관심사를 담아낸다.

자신의 삶 조각조각을 책가도에 기록해 오던 신의현은, ‹무한(無限)의 세계›에서 하나의 조각으로서의 개인과 개인이 쌓아 만드는 세계를 표현한다. 건물 중앙에 그려진 검은색 강아지는 그의 반려견 깜붕이이다. 깜붕이와의 만남은 신의현이 동물과의 소통, 더 나아가 사람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준 시작점이다. 이에 ‹무한(無限)의 세계› 속 사회는 사랑의 매개체인 깜붕이를 중심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이렇게 사랑과 소통을 기반으로 단단하게 쌓아 올려진 건물은 신의현이 꿈꾸는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