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한부열

손 잡아요

61×73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작가소개

한부열은 가족, 아파트 사람들 등 사람을 즐겨 그린다. 인체를 레고블록을 짜맞추듯 기하학적으로 도형화, 기호화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 속 형상들은 직선과 약간의 곡선, 그리고 최소한의 채색으로 완성된다. 그는 자를 이용하여 선을 긋고 밑그림 없이 단번에 그림을 그린다. 시작은 즉흥적이고 직관적이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보는 결과물은 놀랍도록 이성적인 치밀함이 돋보인다. 마치 머릿속에 전체 이미지가 찍혀 있듯이 왼쪽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가며 한 번에 작업이 끝이 난다. 특정한 사건에 대한 기억력과 재현 능력이 뛰어나고 가장 환한 모습의 웃음 띤 주인공을 그림의 중심에 등장시키고, 그 주변을 다양한 시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표현기법에서는 아크릴 물감을 쓰지만 점 찍듯이 화면을 구성해 오돌토돌한 느낌이 나는데, 이런 마티에르 덕분에 기하학적인 화면인데도 차갑지 않고 따듯한 느낌이 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져 혼자 지내다보니 오히려 그림 속에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