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이대호
울툴불퉁 가을
53×45.5cm, 한지에 혼합재료, 2022
작가소개
이대호는 한지와 한국화 물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여타 작가와 차별화된다. 물감을 빨아들이는 한지에 한국화 안료를 써서 진하게 채색하는 방식은 캔버스에 아크릴 등 서양화 안료를 사용한 그림과는 다른 소박하면서도 동양적인 맛을 낸다. 〈호박〉 〈밀짚 모자를 쓴 여인〉 등 인물이나 사물을 그릴 때 그는 얼굴, 옷 등 대상을 구성하는 부분들을 크게 구획해 넓게 색면으로 처리한다. 배경 역시 넓게 단색으로 색면 처리함으로써 대상이 주는 입체감은 사라진다. 대신에 색면이 주는 즐거움이 화면 전체에서 배어나온다. 인물이나 풍경을 색면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미국 팝아티스트 알렉스 카츠를 연상시키지만한지와 한국화 물감을 사용함으로써 그와는 전혀 다른 푸근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또 그러면서도 밀짚모자를 촘촘하게 구성하는 밀짚 하나하나, 호박의 우둘투둘 튀어나온 표면 하나하나 세세하게 그리는데그 결과 대범함과 꼼꼼함이 화면에서 하모니를 이룬다.